기사입력시간 24.04.30 06:47최종 업데이트 24.04.30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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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의대 교수진, 가운 벗고 사직서 재제출…"대한민국 의료 붕괴 이미 시작"

교수 100여명 개별적 사직서 제출했지만 결재되지 않아…정부와 대학본부 규탄

원광대병원 전경. 사진=원광대병원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북 원광의대와 원광대병원 교수들이 단체 사직서를 다시 제출하고, 정부에 의대 정원 확대 취소를 촉구했다.

29일 원광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병원 대강당에 모여 원광대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원광의대는 지난달 25일부터 교수 155명 중 100여 명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대학 본부가 이를 결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교수들은 정부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 개혁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의사 가운을 벗어 한 곳에 모아 놓고 차례로 강당을 빠져나갔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근거 없고 독선적인 의대 정책으로 인한 의료 대란이 발생한 지 2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원광대 의대 교수들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들의 주장에 100% 동의하며 사직서 제출을 통해 상황이 엄중함을 알리고 정부가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독선적이고 가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비대위는 "원광대학교 대학본부는 당사자인 의과대학과 어떠한 논의도 없이 졸속으로 3월 25일 의대 정원 학칙 개정을 단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원광대학교 대학본부의 태도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었으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이러한 정부와 대학 본부의 태도는 사직서의 최종 제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원광의대 교수들은 전공의가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환자를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이제는 의대 교수들도 체력적인 한계를 넘어 더 이상 현재 상태의 비상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사들의 체력적인 한계와 정신적 피로감은 환자에게 의료사고 등의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원광의대 교수들은 불가피하게 진료 축소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의대 교수들은 응급질환과 중증질환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진료를 유지하자는 입장이지만, 이 역시 의대 교수들의 체력적 한계로 점차 차질이 예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위는 "교수들의 조용한 사직은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휴업과 전공의 사직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교수들의 사직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증가할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의 의료 체계는 붕괴하기 시작했으며 이전 상태로 회복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대학병원의 도산이 시작될 것이며, 등록금 확보에 눈이 멀어 의대 정원 확충에 나선 각 대학은 교육의 질을 확보하지 못하고 서남의대와 같은 의대 폐교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비대위는 "죽어가는 대한민국 의료 체계와 의대 교육의 심폐소생 방법은 정부와 대학 당국이 의대 정원 확대를 취소하고 과학적인 근거와 토론을 통해 적절한 의료 정책을 실시하는 것뿐"이라고 촉구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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